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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당대표 선출 방식인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놓고 계파 간 정면충돌했습니다. 한쪽은 당헌·당규 위반이라 못 박고, 다른 한쪽은 이미 적법하게 도입된 제도라고 맞섰습니다. 정당 선거 현장을 오래 지켜봐 온 저로서는, 룰 다툼이 제도 논쟁이 아닌 계파 생존 게임으로 번지는 이 광경이 몹시 낯설지 않아서 오히려 더 씁쓸했습니다.

선호투표제, 과연 당헌·당규 위반인가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란, 유권자가 후보에게 1·2·3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선호투표제란 단순히 '좋아하는 후보 한 명'만 찍는 기존 방식과 달리, 당원의 세분화된 의사를 반영해 당선자의 대표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설계된 투표 시스템입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민주당 당헌 제25조입니다. 해당 조항은 당대표를 과반수 득표로 선출하되,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결선투표(Run-off Vote) 실시를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결선투표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두 명이 다시 맞붙는 방식으로, 사실 우리가 선거에서 흔히 떠올리는 '결승전'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은 바로 이 조항을 근거로 "선호투표제는 당규가 허용하지 않는 별개의 투표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직접 당헌·당규 원문을 찾아봤는데, 당규 제4호 제66조 제1항이 결선투표 이외의 투표 방식을 별도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논거로서는 꽤 구체적이었습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선호투표제는 결선투표의 한 방식일 뿐이며, 세부 방법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에 위임되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어떤 해석이 맞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논쟁이 법리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 당헌 제25조: 당대표를 과반수 득표로 선출, 결선투표 명문화
- 당규 제4호 제66조 제1항: 결선투표 외 다른 투표 방식 불허 규정
- 전준위 의결: 선호투표제를 결선투표의 한 형태로 해석해 도입 추진
- 쟁점 핵심: 선호투표제가 '결선투표의 세부 방법'인지, '별개의 투표 방식'인지
계파갈등이 제도 논쟁을 집어삼키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적어도 공개 회의 자리에서만큼은 논거를 갖춰 토론하리라 기대했는데, 최고위원회는 오전 공개 회의부터 감정적인 공방으로 흘렀습니다. 의결 합치 없이 끝난 오전 회의에 이어 저녁 재개 결정이 내려질 만큼 당내 균열이 깊었습니다.
현재 최고위원회 구성은 친청계가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표결로 가면 선호투표제 도입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친명계가 이에 반발해 박지원 최고위원을 향해 "국회의원이 됐으니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사퇴 압박에 나선 것도 이 맥락에서 나온 수입니다. 박 최고위원은 원래 '평당원 몫'으로 최고위에 합류했는데,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자격 논란이 불거진 상황입니다.
제 경험상, 투표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는 언제나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 계산에서 출발합니다. 선호투표제는 1순위 지지가 분산된 후보들의 표를 2·3순위에서 흡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1위 독주 구도를 깨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도의 취지 자체는 민주적"이라고 평가하는데, 저는 그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취지가 지금 이 순간 순수하게 작동하고 있느냐입니다(출처: 아이뉴스24).
계파(faction) 간 갈등이 제도 논쟁을 덮어버리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규칙이 아니라 당원 주권입니다. 당원 주권이란 당의 주요 결정을 당원이 직접 행사하는 권리로, 민주당이 가장 자주 내세우는 정체성 중 하나입니다. 그 원칙이 계파 논리 앞에서 흔들리는 장면은, 지지자들에게도 상당한 신뢰 훼손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8·17 전당대회, 신뢰 회복이 먼저다
전당대회(National Convention)는 정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최고 의결 기구입니다. 여기서 전당대회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당의 노선과 인물을 동시에 결정하는 정치적 분기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표 방식을 둘러싼 논쟁은 행사 준비 과정의 잡음이 아니라, 당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읽혀야 합니다.
제가 직접 여러 전당대회 현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룰을 바꾸는 것보다 룰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한번 "유불리에 따라 규칙이 바뀐다"는 인상이 자리 잡으면, 이후 어떤 결과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힘들어집니다. 실제로 과거 여러 당의 사례를 보면, 선거 룰 분쟁이 전당대회 이후까지 내홍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전준위가 공식 의결 기구로서 선호투표제를 통과시킨 이상, 이를 뒤집으려면 당헌·당규 개정이라는 정식 절차를 밟는 것이 순서라는 지적도 무게감이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합법적으로 도입된 레거시(legacy)"라는 친명계의 주장 역시 일정한 근거가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든,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건 감정싸움이 아니라 법리에 근거한 투명한 결론입니다(출처: 대한민국 국회).
집권여당이 전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이 정도의 내홍을 노출한다는 것은, 야당 지지자들이 보기에는 웃음거리이고 여당 지지자들에게는 불안 요소입니다.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 이후의 국정 운영 능력을 증명하려면, 룰을 둘러싼 소모적 공방을 멈추고 공정한 절차 위에서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내홍은 봉합이 늦을수록 상처가 깊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선호투표제가 뭔가요? 기존 투표랑 뭐가 다른가요?
A. 선호투표제는 후보 한 명만 찍는 것이 아니라 1·2·3순위를 순서대로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1순위 집계 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하위 후보가 탈락하고 그 후보에게 몰렸던 2순위 표가 남은 후보들에게 이전됩니다. 1위 독주 구도를 깨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기존 결선투표와는 구조가 다르다는 반론도 있어 이번 논란의 핵심이 됐습니다.
Q. 친명계와 친청계가 각각 왜 찬반으로 나뉜 건가요?
A. 선호투표제는 1순위 표가 분산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명계는 이 제도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도입된 당의 레거시라며 유지를 주장했고, 친청계는 당헌·당규상 결선투표 외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부결을 요구했습니다. 어느 쪽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한지를 계산한 결과가 찬반 구도로 드러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Q. 최고위원회에서 부결되면 선호투표제는 완전히 없어지나요?
A. 최고위원회가 부결 결정을 내리면 8·17 전당대회에서는 기존 결선투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친명계 일부에서는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선호투표제를 정식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어, 이번 전당대회 이후에도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Q. 박지원 최고위원 사퇴 요구는 왜 나온 건가요?
A. 박지원 최고위원은 원래 '평당원 몫'으로 최고위원회에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신분이 바뀌었고, 친명계는 이를 근거로 "평당원 자격이 소멸됐으니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한 것입니다. 선호투표제 표결에서 수적 열세를 뒤집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결론
민주당의 선호투표제 논란을 지켜보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제도 자체의 옳고 그름보다 그 제도를 다루는 방식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이었습니다. 당헌·당규의 절차적 정당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과, 공식 의결 기구가 결정한 사항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 모두 틀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 두 원칙이 계파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소환되는 순간, 논쟁은 이미 법리가 아닌 권력 다툼이 됩니다.
8·17 전당대회까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건 어느 계파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어떤 결론이 당원과 국민에게 납득 가능한 과정을 거쳤느냐입니다. 이번 논란의 흐름을 계속 주시하면서,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