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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2026 국제슬로시티연맹 총회'에서 전남 완도군이 '2026 한국 슬로시티 챔피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인 청산도를 필두로 해양치유 산업, 구들장 논 등 고유의 자원을 보전해 온 완도의 12년간의 노력이 국제 무대에서 공인받은 셈입니다. 지방 소멸과 고령화가 심각한 국가적 난제로 떠오른 현시점에서, 속도와 개발 대신 '느림과 보전'을 무기로 세계적 선도 도시 반열에 오른 완도의 성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이 일회성 영예를 넘어 지역 경제의 실질적 자립과 지속 가능한 로컬 브랜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슬로시티 정책의 명과 암을 냉철하게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1. 청산도 슬로길과 전통 자원의 원형 보전이 지닌 미래 자산 가치
완도군이 국제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핵심 배경은 지역 고유의 자연·문화 자원을 파괴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전해 왔다는 점입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청산도 구들장 논, 돌담길, 그리고 섬의 지형을 따라 걷는 슬로길은 대규모 인공 리조트나 놀이시설 중심의 기존 관광 개발 모델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현대인들이 고도의 산업화와 스트레스 속에서 '치유와 쉼'을 갈망하고 있는 트렌드를 고려할 때, 완도가 지켜온 생태 자원은 대체 불가능한 미래의 경제적 자산입니다.
특히 완도군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지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이를 현대적인 '해양치유 사업' 및 로컬 푸드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영리한 전략을 취해 왔습니다. 깨끗한 해양 기후와 해수를 활용한 치유 콘텐츠는 슬로시티가 지향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산업의 영역으로 한 단계 격상시켰습니다. 2025년 '완도 공동 선언문' 채택을 주도하며 글로벌 도시 간 연대를 이끌어낸 점 또한 완도가 단순한 수혜 도시가 아니라 국제적 의제를 설정하는 리더 국가의 도시로 도약했음을 증명하는 지표입니다.
2. 빈집 활용과 체류형 관광 구조 개편을 둘러싼 현실적 과제
완도군 출장단이 이탈리아 선진 슬로시티(마엔차, 포지타노 등)를 방문하며 주목한 '1유로 하우스' 빈집 활성화 방안과 '체류형 콘텐츠 연계 구조'는 향후 군 관광 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입니다. 국내 수많은 지자체가 슬로시티 지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정작 관광객들이 낮에 잠시 들러 사진만 찍고 떠나는 '스쳐 지나가는 관광'에 그쳐 지역 경제 기여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완도가 진정한 글로벌 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포지타노의 사례처럼 수려한 경관에만 의존하지 않고, 밤과 낮을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야 합니다.
가장 시급한 난제는 고령화로 인해 늘어나는 어촌의 빈집 문제를 외지 청년 및 관광객을 유입하는 창업·휴양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입니다. 마엔차의 빈집 정책을 한국 실정에 맞게 이식하려면 복잡한 소유권 관계 정비와 파격적인 세제 혜택, 그리고 리모델링 비용 지원 등 과감한 행정적·법적 결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슬로시티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젊은 층이 머무를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용 인프라(공유 오피스 등) 구축과 주민 참여형 협동조합의 내실화가 정교하게 맞물려야 주민과 외지인이 상생하는 구조가 완성됩니다.
3. 글로벌 슬로시티 완도의 향후 전망과 다극형 로컬 성장을 위한 제언
이번 한국 슬로시티 챔피언 수상을 기점으로 완도군은 환경 정책 강화, 빈집 활용 대책, 지역 브랜드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산도를 비롯한 군 전역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세계인이 다시 찾는 메카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축제나 하드웨어 중심의 투자를 지양하고 원칙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장기 로드맵을 고수해야 합니다. 정권이나 군수의 임기 변화와 상관없이 슬로시티 지침이 군의 핵심 기본 계획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연속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대도시나 수도권의 대량 소비형 관광과 차별화되는 완도만의 '하이엔드 슬로투어리즘' 브랜딩을 강화해야 합니다. 청정 바다에서 생산되는 전복, 해조류 등 로컬 푸드를 고품격 웰니스 식단과 연계하고, 섬마다 가진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발굴하여 방문객의 체류 일수를 늘려나가야 합니다. 완도의 슬로시티 실험이 성공을 거둔다면, 이는 대한민국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의 표준 모델이 될 것입니다. 자연을 지키는 것이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완도의 철학이 전 세계 관광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청정 에너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출처: 아이뉴스24 2026년 6월 29일자 기사 "완도군, '2026 한국 슬로시티 챔피언' 수상"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