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통합이 이뤄지면 으레 어느 한쪽이 중심이 되고 나머지는 변두리로 밀려납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이 오래된 공식을 깨려고 꺼낸 카드가 바로 3개 청사의 기능 분산입니다. 저는 지역 통합 정책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취재해 온 사람으로서, 이번 타운홀미팅이 단순한 보여주기 행사가 아니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300여 명의 시민이 실제로 앉아 청사 배분 방향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가, 과거와 달라진 행정의 결이었습니다. 균형발전, 말로만 하던 시대는 끝났나통합 행정에서 가장 무서운 함정은 '중심 쏠림'입니다. 여기서 중심 쏠림이란, 통합 이후 예산·인력·기능이 특정 거점 도시로 집중되면서 나머지 지역은 사실상 하위 행정구역으로 격하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국 어디서나 반복돼 온 패턴이고, 저도 취재..
솔직히 저는 취임 첫날 일정이 이렇게 긴장감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선택한 곳이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였고, 저는 그 자리를 직접 지켜봤습니다. 회의실 분위기는 의례적인 첫인사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삼성·SK의 800조 원 투자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실무 점검이 이미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전력망 구축, 반도체 팹이 들어서기 전에 먼저 깔려야 한다제가 현장에서 가장 강하게 느낀 건 타이밍의 문제였습니다. 반도체 팹(Fab)이란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는 제조 공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칩을 찍어내는 대형 공장인데, 이 공장이 가동되려면 일반 산업단지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의 안정적 전력이 24시간 끊임없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전력이 잠깐이..